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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열정과 도전/기타

마케팅 근간의 변화: 타겟팅의 모순 & 의사결정과정의 변화

by ChiefTree 2016. 7. 3.
최근에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마케팅 글을 하나 있어 공유하려고 한다. 마케팅 하는 사람 들에게 특히나 도움이 될 수 있는 최근의 변화와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해당에서 본문 내용 일부와 내 개인 생각을 요약해 보았다.

<1st Article: 마케팅 거꾸로 보기 (1): 타게팅, 그거 다 쓸데없는 짓이야>
출처: http://pyrechim.egloos.com/m/3177619

*본문 내용
Ehrenberg 교수에 의해 주창되어 Byron Sharp에 의해 완성된 이론에 따르면, 시장세분화와 타게팅은 잡은 고기에게 또 밥을 주는 바보짓이고, 포지셔닝은 브랜드의 희망사항이지 소비자가 못 받아먹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샤프 교수는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선 STP부터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게 얼마나 과격한 이야기냐면 영국에서 이 양반 책 How the brands grow (도서명 클릭)를 본 사람들은 많은데 차마 회의실에서 꺼내기가 두려울 정도다. 도대체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는 어마무지한 이야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Coca Cola나 Mars의 CMO가 공개적으로 이 이론을 지지하고 전략에 도입하고 있다.  

샤프 교수의 주장을 정리하면 대충 이렇다.

1. STP의 핵심은 충성고객을 만드려는 것이다. 될성부른 떡잎에게 물과 거름을 집중하자는 논리다. 그러나 샤프 교수가 지난 30년간 취합한 데이터에 따르면 어떤 카테고리를 불문하고 모든 브랜드의 loyalty 수준은 비슷한다. 시장 1위 브랜드의 고객충성도는 높고 꼴찌 브랜드는 낮다. 로열티의 수준은 철저히 시장점유율의 영향을 받는다. 아마 여러분 머리속에 현대카드 생각이 나겠지만 실재 조사를 해보면 신한이나 삼성카드가 로열티는 더 높게 나올거다. 사람들이 좋아해서 1등이 되는것 같지만 현실은 그들이 1등이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거다. 고객충성도는 시장점유율을 견인하기 보다 그 결과물에 가깝다. 따라서 loyalty를 높이기 보다 popularity와 penetration을 높이는 쪽이 브랜드를 성장하는데 더 효과적이다. 

2. 기획서에 지겹게 써먹는 파레토 법칙 - 상위 20%가 매출의 80%를 책임진다. 왜 heavy user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였다. 그런데 이게 솔개가 부리를 뽑고 발톱을 뽑고 하는 이야기만큼 뻥이다. 실제 데이터를 들여다 보면 매출의 50% 가까이가 light user에서 나온다. 코크 소비자 중에서 라이트 유저는 1년에 2-3번 사먹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이 1년에 한두번 더 사먹게 하는게, 매일 사먹는 헤비유저를 좀 더 사먹게 하는 것보다 더 쉽다. 그러나 라이트 유저는 찾아내기가 대단히 어렵다. 융단폭격식 마케팅은 낭비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유일한 대안이다. 최근 mass marketing으로의 복귀를 선언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3. 다르기 (different) 보다는 도드라지려고 (distinctive) 노력해야 한다. 포지셔닝이 비슷한데 어떤 브랜드는 성공하고 어떤 브랜드는 실패한다. 행복한 가정의 이유가 다 비슷하듯이 성공한 브랜드도 다 비슷하다. 품질도 좋고, 디자인도 좋고, 혁신적이고... 소비자가 선택을 하는 이유는 그 브랜드가 완전히 다른걸 하기 때문이 아니라 남들도 하는걸 좀 더 잘하기 때문이다. 남들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더 눈에 띄게 할 수 있다면 이길 수있다. 흔히 어떤 메시지를 비판할때 그건 카테고리의 편익이지 우리 브랜드가 독점할 수있는게 아니다라고 하는데,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이야기다.

4. 결국 잘 '보이는' 브랜드가 짱먹는거고,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이야기. 그런데 '보인다'에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Physical availability와 mental availability. 전자는 왜 인수합병, 새로운 시장진출, 매장 수 늘리기가 항상 먹히는지를 잘 설명한다. 후자는 광고회사의 역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님이 없어도 님 생각을 계속 하게 하려면 소비자 머릿속에 memory structure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미 만들어진 기억체계는 존중하고 거기서 전략이 출발해야지 이걸 함부로 뒤흔드는 브랜드 리뉴얼은 반드시 실패한다. 소비자의 인식은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어지지 않는다. 

맞아 맞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말도 안돼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도 카테고리마다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내가 샤프 교수에게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소비자에게 브랜드는 중요하지만 광고쟁이가 생각하는것 만큼 중요하지 않다. 할인이나 프로모션 같은 '저열한' 마케팅에도 쉽게 넘어가는게 일반 소비자다. 샤프 교수가 제일 웃기다고 생각하는게 90년대 유행했던 LOVEMARK류의 이론이다.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인스턴트커피나 화장지 따위와 사랑에 빠질 사람은 세상에 없다.

<ChiefTree's Critical thinking: 실제 매출의 50% 가까이를 이루고 있지만 찾기는 어려운 Light User보다는 Heavy User에게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어찌보면 기업의 입장에서 당연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경쟁이 심각해 지는 대부분의 제품군들에 있어서 융단폭격의 마케팅을 통해서라도 Blue Ocean과 같은 Light User를 잡는 것이 승패를 가르는 열쇠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생활화로 점점 수 많은 콘텐츠와 광고들에게 노출이 되고 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Memory Structure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출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우리 제품과 잘 맞는 메시지를 찾아서 포지셔닝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시대의 사용자들은 광고에 노출이 되더라도 공감이 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Unlike를 누르고 악플을 달기 시작한다. 돈 쓰고 나쁜 이미지를 얻는 브랜드.. 정말 웃기지만 실제 많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2nd Article: 마케팅 거꾸로 보기 (2): Funnel은 가라, CDJ의 시대가 왔다>
출처: http://pyrechim.egloos.com/m/3177796

* 본문 내용
CDJ는 일단 의사결정 단계별 목표를 브랜드가 아니라 소비자의 관점에서 다시 규정했다. Initial Consideration Set (최초고려군) - Active Evaluation (적극 비교) - Moment of Purchase (구매 순간) - Post Purchase Experience (구매후 경험). 소비자 입장에 서보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가 명확해진다. 우리 모두가 사실은 소비자기 때문이다. 매킨지는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의사결정과정이 한번 물건을 사고 끝나는 선형(linear)이 아니라 미래의 결정에 끊임없이 피드백되는 환형(circular) 구조를 갖는다는걸 알아냈다. 이 과정에서 최초고려군에 포함되지 않았던 브랜드가 나중에 새로 추가되기도 한다. 소비자경험(구전, 리뷰, 패키징, 고객서비스)을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실재의 예를 들어보자. 얼마전에 남자2는 사운드바를 새로 샀다. 신혼때 장만했던 5.1채널 홈시어터가 낡기도 했거니와 복잡한 케이블이 청소기에 자꾸 걸린다는 아내의 불만도 한 이유였다. 나의 ICS(최초고려군)엔 3개의 브랜드가 있었다. 메인스트림 메이커 중에 Sony와 Samsung, 그리고 오디오 전문브랜드 중에 Yamaha. 본격적인 AE(적극비교) 단계에 들어섰다. 아마존의 소비자 리뷰(word of mouth)와 오디오 전문 사이트 기사(review)를 틈만나면 읽었다. 이 과정에서 Yamaha가 탈락을 하고 Bose가 새로 들어왔다. 최종구매시점(Moment of Purchase)에는 Bose가 1일 무료 배송이 된다는 점이 어느 정도 작용했음을 부정하지 않겠다. 제품이 도착했다. 배송, 패키징, 설치과정 모두 만족스러웠다. 아마 내가 좀 덜 게으른 사람이었으면 직접 리뷰도 썼을것이다. (Post Purchase Experience) 그리고 나중에 새로 오디오 기기를 장만한다면 나의 최초고려군에 Bose가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여기까지 읽고서 뭐 퍼넬이나 CDJ나 이름만 바꾼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 우리가 CDJ에서 정말 배워야할건 뭘까?

1. CDJ는 인지도가 낮은 흙수저 브랜드들도 active evaluation처럼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드는 단계를 잘 관리하면 성공할 수있다고 말한다. 인생이나 시장에도 패자부활전이 가능하다는게 참으로 듣기 좋지만, ICS에 포함된 브랜드의 2/3가 끝까지 완주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최초고려군에서 빠졌다고 포기해선 안 되겠지만 다시 끼어들기는 3배 가까이 힘들다고 한다. 게다가 경쟁이 치열한 시장일 수록 ICS에 포함되는 브랜드의 숫자가 줄어든다. 사람들은 고를게 많아서 머리가 아프면 선택을 더 단순하게 한다는 역설이다. 결론적으로 ICS, AE '듈다' 중요하다.

2. 일엔 순서가 있는 법이다. 무엇이 팔리려면 무엇을 사야겠단 마음이 먼저 생겨야 한다. 신용카드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 데이터지만 55%의 소비자는 그냥 '멍한' 상태다. 그냥 지금 쓰는 카드에 큰 불만이 없다. 37%는 새로운 카드를 만들까 생각은 하지만 굳이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단 8%만이 자신에게 맞는 카드를 찾기 위해 정보를 취합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신용카드 마케팅은 마치 모든 소비자들이 당장에라도 카드를 새로 만들 사람처럼 접근한다. 멤버쉽 포인트나 이자율 같은 메시지는 일단 카드를 하나 만들기로 마음 먹은 AE 단계에 더 적합한 메시지일 수 있다. 그것보단 내가 왜 새 카드가 필요하지 - 휴가를 가나? 결혼을 하나? 그래서 아무 생각이 없던 55%의 소비자에게 카드를 팔기(sell) 보단 카드를 사야(buy) 할 이유를 제시하는 메시지가 ICS엔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추억의 캠페인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가 왜 절묘한 전략인지 설명이 된다. 

3. 매출에 문제가 있다면 CDJ를 잘 들여다보고 문제점이 어느 단계에서 발생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은 계약시점(Moment of purchase)에 할인과 서비스를 쎄게 주는 방식으로 차를 팔아왔다. 그런데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강력한 품질로 소비자 체험과 구전을 장악하자 미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ICS에서부터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럴때 할인률과 공짜를 늘리는건 문제를 악화시킬 따름이다. CDJ는 선순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델이다. 


<ChiefTree's Critical thinking:  예전의 소비자들의 구매의사결정 과정은 단순했었다.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당 매장을 찾아가 제품을 구매하는 패턴. 하지만 지금 디지털 시대에서는 소비자들이 수 많은 곳에서 많은 '간섭'을 받고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순간까지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머물고 있고 영향을 많이 받는 온라인 채널에 있는 수 많은 정보들을 잘 관리해야 하는 것 같다. 그래야 다가오는 경쟁의 시대에 더 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